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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죽과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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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죽과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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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가 반환점을 돌아 어느덧 1년 4개월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당장 내년 6월이면 지방선거가 치러집니다. 선거를 준비하기 시작하면 실질적인 정책 추진 기간은 더욱 짧아질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그동안의 사업들을 되돌아보고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사업은 더욱 동력을 높이며 지지부진한 사업들은 원인을 분석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제는 시정 정책이 어디로 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가야 하고 어떻게 끝낼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하지만 민선 8기, 제대로 가고 있습니까?‘변죽을 울리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변죽’은 그릇이나 과녁 등의 가장자리를 말합니다. 핵심은 찌르지 못하고 가장자리만 건드린다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현재 김포시의 민선 8기 정책 추진이 딱 이렇습니다. 시민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린 여러 대형 사업들이 화려하게 변죽만 울리다 알게 모르게 흐지부지되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소통 없이 깜깜이로 진행되는 사업들은 어떻게 가야 할지, 어떻게 끝내야 할지를 뒷받침하는 핵심 전략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앞서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김병수 시장님께 이런 점을 누차 지적하고 당부해 왔습니다. 정책을 행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 마음을 읽는 것임을 상기시켰고 불통과 밀실 행정은 시민을, 김포를 아프게 하는 것이라고 질책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시정은 연습이 없기 때문에 시행착오는 허용되지 않으며 혹여라도 실수가 있다면 그 실수에서 배우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짙은 아쉬움과 우려를 담아 건넨 진심의 당부는 시장님에겐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시작만 화려했던 사업으로는 대표적으로‘서울 편입’, ‘이민청 유치’, ‘국제스케이트장 유치’를 꼽을 수 있습니다. 서울 편입은 중앙정부의 정책적 판단과 국회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이에 대한 정치적, 행정적 논의는 미흡했고 제일 중요한 김포시민의 참여 절차도 없었습니다. 중앙정부와 경기도와의 협력 부족, 서울 편입의 경제·사회적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 부재로 추진 동력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이민청 유치는 어떻습니까? 이민청 유치를 원하는 각 자치단체가 앞다투어 유치해야만 하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김포시는 이들과 차별화된 강점을 어필하지 못했습니다. 홍보와 협상 전략이 부족하고 로비나 정책 제안 또한 미흡해 중앙정부의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국제스케이트장 유치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체적인 투자 유치나 건립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고 예산 확보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운영 경험 부족으로 인해 타 지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결국 변죽만 울리다 조용히 사그라지는 작금의 상황이 그저 안타깝기만 합니다. 민선 8기 모든 사업이 공통적으로 명확한 비전과 실행 전략은 없이 제안 단계에서 멈춰 서 있는 상황입니다. 늘 소통을 강조해 온 민선 8기이지만, 중앙정부 및 경기도와의 긴밀한 협의도 부족해 보입니다. 특히나, 중요한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 수렴과 공감대 형성은 더더욱 미흡합니다.

시의 열악한 재정에 대한 치밀한 고민과 분석, 외부 투자 유치나 민간 협력 방안 마련도 부실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얼마 전 모 언론사의 기사를 통해 본 시장님의 취임 일성입니다. 시의 최대 현안인 지하철 5호선 문제와 관련해 김 시장님은 “건폐장은 7~8년 후에나 결정될 사안이고 어디로 이전을 할지, 폐업을 할지는 지금 시점에서 예측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건폐장 문제를 미리 단정 지을 필요 없이 5호선을 우선 추진하는 데 서울시장과 교감을 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가장 먼저 결정된 것은 건폐장 이전 문제였습니다. 시장님의 주요 공약인 센트럴컬처플랫폼에 대해서는 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센트럴컬처플랫폼은 교육과 문화 편익 시설이 부족한 구래동, 마산동, 양곡택지지구 도시지역에 종합적인 문화플랫폼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라며 "신규 개발사업과 연계한 대상지 확보와 유휴부지 확보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시에서 주요 실적이라고 내세운 건 타 시군 벤치마킹뿐입니다.

여기에 더해 5호선 연장 사업 역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김포시민들에게는 서울 접근성을 개선할 필수적인 사업이지만 현실은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김포시는 서울시 및 국토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확실한 추진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기존 노선과의 연결 방식, 예산 확보, 건폐장 이전 문제 등 구체적인 실행안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김포의 핵심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시민 공청회 및 의견 수렴 절차 등 시민과의 소통 또한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렇게 구체적인 전략 없이 추진되는 두리뭉실한 정책이 시민들에게 허망한 결과만 남기게 될까 걱정입니다.

이제 김포는 변화해야 합니다. 민선 8기가 절반을 지났을 때 반환점이 아닌 전환점이 되길 바랐지만 아직도 민선 8기는 전환점을 맞질 못한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변죽만 울리는 정책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시민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합니다. 공약은 구호로 끝나서는 안 되며, 구체적인 실행과 성과로 이어져야 합니다. 남은 임기 동안 민선 8기가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내길 기대합니다.

시장님, 애기봉 스타벅스 유치는 외신에서도 주목받는 사례로 시장님께서도 매우 흐뭇해하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애기봉에서 내려오신 그 순간, 시장님이 더 세심하게 챙겨야 할 일은 시청 밖으로 내몰려 추위에 떨며 일자리를 호소하는 장애인들의 처지를 살피고 그들의 간절한 호소에 귀 기울이는 것입니다. 무엇이 진정한 핵심인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발언을 마치기 앞서, ‘망양보뢰(亡羊補牢)’라는 고사성어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양을 잃고서야 비로소 우리를 고친다는 뜻으로, 문제가 발생한 후에야 수습하는 상황을 뜻합니다. 이제라도 우리를 단단히 고쳐야 합니다. 더 이상 허망한 구호가 아니라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며칠 전, 시장님의 주요 공약인 센트럴컬처플랫폼을 자녀들과 함께 손꼽아 기다리고 계신다던 시민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민선 8기가 그 반환점을 돌고 이제 마지막을 향해 가는 시점에서 시장님은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과연 김포는 시민들에게 자부심을 줄 수 있는 도시로 변화하고 있는가? 김포시정의 가장 큰 목표인 시민의 행복을 위해 김포시의회 역시 견제와 협력을 통해 김포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경청해 주신 동료 의원 여러분과 관계 공무원 그리고 사랑하는 51만 김포시민 여러분, 감사합니다.